왜 우리 제품은 항상 '가장 싼 것'만 팔릴까? (마케터 필수 교양 : 미끼 효과)

2026. 1. 6. 23:11마케팅과 콘텐츠

반응형

안녕하세요. 마케터들의 마케터, 행동경제학을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쇼핑몰 상세페이지를 기획하거나 서비스 가격표(Pricing Table)를 짤 때, 마케터들의 영원한 고민이 있습니다.
"왜 고객들은 항상 우리가 밀고 싶은 '프리미엄 옵션'을 외면하고, 가장 저렴한 '베이직 옵션'만 선택할까?"

상품이 별로라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고객이 선택을 내리는 '환경(Context)'을 잘못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당장 매출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미끼 효과(The Decoy Effect)', 다른 말로 '비대칭 지배 효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이상한 가격표

MIT의 댄 애리얼리(Dan Ariely) 교수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정기구독 광고를 보고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합니다.
당시 구독 옵션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A. 온라인판 구독: $59 (저렴함)
B. 인쇄판 구독: $125 (비쌈)
C. 온라인 + 인쇄판 결합 구독: $125 (비싼데 혜택이 많음)

잠깐, 이상하지 않나요?
B옵션(인쇄판)과 C옵션(온라인+인쇄판)의 가격이 $125로 똑같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온라인판까지 공짜로 주는 C를 놔두고, B를 선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그렇다면 쓸모없는 B옵션은 왜 존재할까요?
댄 애리얼리 교수는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1] 쓸모없는 B옵션을 포함시켰을 때
- A($59) 선택: 16명
- B($125) 선택: 0명
- C($125) 선택: 84명 (매출 대박)

[실험 2] 아무도 안 고르는 B옵션을 뺐을 때 (A와 C만 남김)
- A($59) 선택: 68명
- C($125) 선택: 32명 (매출 급감)

결과가 보이시나요?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던 B옵션이 사라지자, 고객들은 가장 저렴한 A옵션으로 몰려갔습니다.

 

 

 

 

2. 인간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끼 효과(The Decoy Effect)'입니다.

고객은 상품의 절대적인 가치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대신 눈앞에 보이는 선택지끼리 비교해서 가치를 판단합니다.

B옵션(미끼)이 없을 때, 고객은 "59달러와 125달러? 너무 비싸네. 싼 거 사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B옵션이 등장하는 순간, 뇌의 비교 회로가 바뀝니다.

"인쇄판만 해도 125달러인데, 온라인까지 끼워주면서 125달러라고? 이건 완전 거저 주는 거네!"

즉, B옵션의 역할은 팔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짜 팔고 싶은 C옵션을 '혜자 상품(압도적 가치)'으로 보이게 만드는 들러리 역할입니다.

 

 

 

 

3. 마케터가 실무에 적용하는 3단계 법칙

여러분이 SaaS 서비스를 팔든, 건강기능식품을 팔든 원리는 똑같습니다.
고객이 '가장 싼 것'만 찾고 있다면, 선택지의 구성을 점검해 보세요.

① 타겟 상품 정하기
가장 마진이 좋거나 주력으로 팔고 싶은 상품(Target)을 정하세요. (예: 프리미엄 세트)

② '못난이 미끼' 만들기
타겟 상품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품질이나 혜택은 현저히 떨어지는 미끼(Decoy)를 중간에 배치하세요.
이 미끼는 고객이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선택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③ 3단 구성 완성하기
영화관 팝콘을 생각하세요.
- Small (5,000원)
- Medium (8,500원) -> 미끼 (이걸 보며 Large가 싸다고 느낀다)
- Large (9,000원) -> 타겟 (500원만 더 내면 양이 2배!)

중간에 애매한 가격과 용량의 Medium이 없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Small을 먹었을 겁니다.
Medium 덕분에 Large가 합리적인 소비로 둔갑하는 것이죠.

 


 

 

가격표는 숫자가 아니라 '심리'다

마케팅은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것입니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사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명확한 비교 대상을 던져주세요.
우리의 주력 상품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돋보이게 해주는 '못난이 미끼' 하나가,
수백만 원짜리 광고비보다 더 높은 객단가 상승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여러분의 가격 페이지를 점검해 보세요.
고객을 프리미엄으로 유도하는 '미끼'가 있나요, 아니면 그냥 나열만 되어 있나요?

 


[다음 포스팅 예고]
* 밴드왜건 효과 : 남들이 사면 나도 사고 싶은 심리
* 손실 회피 성향 : "놓치면 후회합니다" 카피가 잘 먹히는 이유

 

구독하시면 좋은 글을 올릴 때마다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