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퍼널은 죽었습니다 : CMO가 장악해야 할 '메시 미들(Messy Middle)'의 전장

2026. 1. 7. 13:21마케팅과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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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지털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전략을 고민하는 리더분들을 위한 인사이트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깔때기(Funnel)'를 믿어왔습니다.
[인지 -> 흥미 -> 고려 -> 구매]로 이어지는 선형적이고 깔끔한 고객 여정 말입니다.

하지만 솔직해져 볼까요? 지금 여러분의 고객이 정말 저 순서대로 움직이나요?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고(인지), 유튜브 리뷰를 검색했다가(흥미), 경쟁사 배너를 보고 이탈했다가, 3일 뒤 갑자기 쿠팡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구매합니다.

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구매 여정, 구글(Google)의 소비자 연구팀은 이것을 '메시 미들(The Messy Middle, 혼란스러운 중간 과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오늘은 단순한 심리 트릭이 아닌,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탈취하기 위한 거시적 행동경제학 모델을 이야기합니다.


 

1. 탐색(Exploration)과 평가(Evaluation)의 무한 루프

구글이 수십만 건의 클릭스트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대 소비자는 '트리거(Trigger)'와 '구매' 사이에서 무한한 루프(Loop)를 돌고 있었습니다.

이 '메시 미들' 공간에서 소비자는 딱 두 가지 행동만 반복합니다.

① 탐색(Exploration) : 선택지를 넓히는 확장적 활동 (정보 수집, 리스트업)
② 평가(Evaluation) : 선택지를 좁히는 축소적 활동 (비교, 필터링, 탈락)

중요한 건, 고객은 확신이 들 때까지 이 루프를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으면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도, 이 '중간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면 듣도 보도 못한 신생 브랜드에게 점유율을 빼앗깁니다.

 

2. 충격적인 실험 결과 : 브랜드 로열티는 생각보다 약하다

구글은 이 모델을 증명하기 위해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어 실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1위 브랜드(선호도 높은 기존 브랜드)와 가상의 2위 브랜드(처음 보는 브랜드)를 경쟁시켰습니다.
단, 2위 브랜드에게는 '메시 미들'에서 작동하는 6가지 인지 편향 트리거(사회적 증거, 희소성, 권위, 공짜 효과, 즉시성, 파워 오브 나우)를 장착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지 '메시 미들'에서 적절한 심리적 개입을 했을 뿐인데, 소비자의 30%~60%가 기존에 선호하던 1위 브랜드를 버리고, 처음 보는 2위 브랜드를 선택했습니다.

심지어 시리얼 같은 저관여 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보험 같은 고관여 제품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파워보다, 구매 접점에서의 심리적 설계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3. 리더의 전략 수정 : '노출(Exposure)'이 아닌 '장악'으로

그렇다면 CMO와 마케팅 리더는 어떻게 전략을 수정해야 할까요?
단순히 노출(Impression)을 늘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① 브랜드 존재감(Brand Presence) 확보 :
고객이 탐색하는 모든 경로(검색, 영상, 리뷰)에 우리 브랜드가 '대안'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비교군에조차 들지 못하면, 평가는 시작되지도 않습니다.

② 루프의 단축(Close the Loop) :
우리의 상세페이지, 앱, 콘텐츠는 고객의 '평가' 시간을 줄여줘야 합니다.
복잡한 정보를 단순화하고, "지금 사는 것이 가장 이득"이라는 확신(인지적 종결)을 심어주어 루프를 끊고 탈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③ 데이터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
'메시 미들'의 6가지 편향 중 우리 타겟에게 무엇이 먹히는지 A/B 테스트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전문가의 추천(권위)'에 반응하고, 누군가는 '재고 3개 남음(희소성)'에 반응합니다. 이것이 현대의 타겟팅입니다.

 


 

 

불확실성을 경영하는 법

마케팅 퍼널은 이제 낡은 지도입니다. 지도가 실제 지형과 다르면 지도를 버려야 합니다.

고객은 우리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탐색'과 '평가'를 반복한다는 메커니즘만큼은 명확합니다.

브랜딩이라는 명목하에 막연한 이미지 광고에만 예산을 쏟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지금 당장 고객이 방황하고 있는 그 '혼란스러운 중간(Messy Middle)'으로 들어가십시오.
거기서 고객의 손을 잡고 '확신'이라는 출구로 안내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Reference & Insight]
* Google, "Decoding Decisions: Making sense of the messy middle" (2020)
* Daniel Kahneman, "Thinking, Fast and Slow" (System 1 vs System 2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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